728x90 반응형 아랫목2 아랫목이 그리워 찾은 '낙안읍성', 기대와 달랐지만 꼭 한 번... 여행을 하다 보면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10여 년 전 다녀 온 전라남도 낙안 읍성이 그런 곳이었다. "이렇게 추울 때는 온돌방 아랫목에 등 대고 있는 게 최곤데" 시간이 멈춘 마을, 낙안읍성(전라남도 순천)에 가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낙안읍성은 조선시대 지방도시 모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까짓것 가자, 5시간이면 갈 수 있는데...'하는 마음으로 자동차 시동을 걸었다. 세월이라는 게 참! 그때 내 나이 아직 겨울이 아니었는데도 겨울만 되면 아랫목이 그리웠다. 아마도, 그 옛날 어린 시절 가족들이 아랫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던 때를 내 몸이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청춘'이란 이름으로 불릴 때는 하얀 눈만 내리면 몸이 뜨거워져 .. 2024. 12. 23. 나무가 된 나목(裸木)과 하얀여우 눈이 내렸다. 소담스럽다. 낙엽을 벗어 던지고 ‘나목(裸木)’이 된 가로수가 흰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나무’가 되었다. 따뜻해 보인다. 한적한 골목길에 내 발자국을 길게 남기며 걷고 싶어, 옷자락이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코트를 걸치고 집을 나섰다. 걷다 보니 어느새 산자락. 다리가 뻐근하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눈만 오면 난 걸었다. 무엇인가 신나는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감이 어린 나를 하얀 세상으로 이끌었다. '뽀드득' 눈 밟는 소리가 좋았고 발뒤꿈치에 하얀 발자국 남기는 일도 즐거웠다. 눈만 오면 쏘다니는 어린것이 못내 불안했는지, 아버지는 눈이 아주 많이 내린 어느 날 ‘하얀 여우’ 이야기를 해 주셨다. 무서운 이야기를 해서 발을 묶어 두려는 의도였다. 내 나이 고작 11살이었으니까... 2023. 1. 26.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