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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2

흥분 가라앉아 차분해지니 글이 술술 [내 글에 날개를 달자⓹] 첫 글자 쓰지 못해 석고상이 된다면 목욕탕이나 식당 당구장 같은 데서 흡연자들이 맘대로 담배를 꼬나물던 그런 시절 이야기다. 아들과 함께 목욕탕을 다녀온 젊은 아빠는 부아를 삭이지 못해 씩씩거리며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안방과 거실을 들락날락하고 있었다. 분풀이 대상이 필요했지만 집 안에는 그럴만한 게 없었다. 그때 그의 눈에 띈 것이 책상 위에 놓인 컴퓨터였다. ‘그래, 쓰자’하는 마음으로 전원을 켰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무엇을 써야 할지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다. 특히 첫 글자, 첫 문장, 첫 단락이 문제였다. 그가 쓰고 싶은 것은 어린 아들과 함께 목욕탕에서 겪은 불쾌한 일이었다. 네 살 꼬마가 있는데도 거리낌 없이 니코틴, 일산화탄소, 타르 같은.. 2023. 1. 9.
부드러운 글이 격문보다 힘이 센 이유 [내 글에 날개를 달자⓷] 사납게 몰아붙이면 설득은커녕 반감만 “담배는 정말 나쁜 것이에요. 기호식품이니 그것도 먹는 것이라고요? 천만에요. 담배는 독약일 뿐입니다. 대마초보다 더 해로울지도 몰라요. 절대 피우면 안 돼요.” 이렇게 외치고 싶은 적이 있었다. 담배를 끊고 5년 정도 지난 뒤였다. 하고 싶은 말을 숨기지 못하는 가벼운 성격인지라 저 말은 툭 하면 내 혀를 타고 세상에 던져졌다. 특히 술자리에서 많이 나왔다. 담배를 피워야 할 이유를 백 가지 정도는 댈 수 있는 말발 센 골초라도 끼어 있으면 그야말로 격론이 벌어졌다. 뒤 끝도 좋지 않아 흥분해서 서로 얼굴이 빨개지기 일쑤였다. 시원하게 결론이 나지 않으니 말을 하면 할수록 기력만 떨어질 뿐, 소득은 없었다. 이렇게 격론을 벌인 뒤 집으로 돌.. 2022.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