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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5

더 쓰고 싶은 욕심 버리고 다시 써 보니 [내 글에 날개를 달자④-2] 한 놈만 패라, 무조건 한 놈만 패라 ‘이렇게 썼다면 더 좋았을 것을.’  이런 아쉬움이 남는 글이 있다. 바로 이 글이다.                                                                       위기일발! 물에 빠진 여섯 살 아들 한가한 토요일 오후, 그동안 여섯 살 아들에게 남발한 공약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들 손을 뿌리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자전거 타는 법 가르쳐 주기로 한 약속, 장난감 소방차 사주기로 한 약속이 몇 달째 묵혀 있다. 환한 대낮에 집에 온 아빠 모습이 낮선 듯 아들 녀석은 '웬일이냐'는 표정이다. 평소 같으면 '아빠'하며 두 팔을 벌리고 달려오던 녀석이.. 2022. 12. 25.
제목이 잘 안 뽑힌다면, 주제가 선명한지를 [내 글에 날개를 달자④-1] 한 놈만 패라, 무조건 한 놈만 패라  지난 1999년 김상진 감독이 만든 주유소 습격사건> 이란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난 한 놈 만 패, 난 무조건 한 놈만 패”  무식하고 과격한 ‘무대포(유오성)’ 가 패 싸움 도중에 한 말이다.  수십 명이 뒤엉켜 싸우고 있지만 무대포는 오직 한 명만 따라다니면서 때리고 또 때린다. 참으로 재미있는 장면이다. 섬뜩한 폭력 장면을 배우 유오성은 이 대사 한마디로 유머러스하게 승화(?) 시켜 버렸다. 이 장면을 보면서 참 좋은 작전이라 생각했다. 공연히 이놈 저놈 집적거리다가 힘만 빼느니 한 놈만 끝까지 때려서 눕히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 놈만 패야 한다는 작전은 글쓰기에서 그대로 통한다. 주제를 좁혀 한 가지 주제만을 집중적.. 2022. 12. 25.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백지' [내 글에 날개를 달자①] 무조건 한번 써보는 게 좋아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물건은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백지다.’     어느 글쟁이가 한 말이다. 이 말에 100% 공감한다. 글을 써본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 봤으리라 생각된다.    20년 가까이 글을 써서 먹고살고 있음에도 컴퓨터 앞에 앉을 때마다 엄청난 중압감을 느낀다. 특히 독자에게 전달할 ‘새롭고 신선한 그 무엇’ 없이 하얀 모니터를 마주하면 숨이 턱 하고 막힌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이거야’ 하고 무릎을 '탁' 칠만한 기발한 착상, 즉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아니면 술이라도 마시며 시인과 예술가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여신 뮤즈가 강림하길 기다려야 할까.    난 이럴 때 무조건 써 볼 것을 권한.. 2022. 5. 6.
자유로운 상상과 토론의 힘 [내 글에 날개를 달자⓶] 브레인스토밍 아주 오래전 술과 관련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어째서 쓰게 됐는지는 흐릿한 기억 어딘가에 남겨졌을 뿐 분명치 않다. 누군가의 부탁을 받은 것도 같고, 그저 쓰고 싶어 썼던 것도 같다. 하지만 기억 속에 분명하게 새겨진 한 가지. 그것은 첫 글자 떼기가 무척이나 힘겨웠다는 사실이다.  술과의 인연이 ‘별로’라는 게 첫 글자 떼기를 어렵게 한 이유다.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시뻘게지고 가슴까지 두근거리다 보니 술과 도저히 친해질 수 없었다. 이런 내가 술에 관한 글을 쓴다는 게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맞춤한 글감이 쉽게 떠오를 리 없었다.  첫 글자를 쓰기까지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됐다.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는지 한 가지 방법이 혼란스러운 머리를 비집.. 2022. 5. 6.
부드러운 글이 격문보다 힘이 센 이유 [내 글에 날개를 달자⓷] 사납게 몰아붙이면 설득은커녕 반감만  “담배는 정말 나쁜 것이에요. 기호식품이니 그것도 먹는 것이라고요? 천만에요. 담배는 독약일 뿐입니다. 대마초보다 더 해로울지도 몰라요. 절대 피우면 안 돼요.” 이렇게 외치고 싶은 적이 있었다. 담배를 끊고 5년 정도 지난 뒤였다. 하고 싶은 말을 숨기지 못하는 가벼운 성격인지라 저 말은 툭 하면 내 혀를 타고 세상에 던져졌다.  특히 술자리에서 많이 나왔다. 담배를 피워야 할 이유를 백 가지 정도는 댈 수 있는 말발 센 골초라도 끼어 있으면 그야말로 격론이 벌어졌다. 뒤 끝도 좋지 않아 흥분해서 서로 얼굴이 빨개지기 일쑤였다. 시원하게 결론이 나지 않으니 말을 하면 할수록 기력만 떨어질 뿐, 소득은 없었다.  이렇게 격론을 벌인 뒤 집으.. 2022.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