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언제까지 산타할아버지를 믿을까?
25살 큰 애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라고 하고, 고2 작은 애 역시 그때쯤이라 한다. 두 녀석 모두 영악하게 그 뒤에도 계속 믿는 척을 했다. 믿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아빠 엄마가 선물 주기 대작전을 멈출 것 같아서였다.
산타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나와 아내는 정성을 다해 선물을 골랐다. 쓸모 있으면서도 그 나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고르기 위해서였다. 그다음, 졸린 눈을 비비면서 아이들이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양말 모양(사실은 장화에 더 가까운) 선물 보따리에 선물을 넣어야 작전을 마치고 눈을 붙일 수 있었다.
아이들이 중학교에 진학할 즈음부터는 더이상 작전을 펼칠 수 없었다. 아니, 할 필요가 없었다. 산타가 없다는 것을 알 만한 나이여서다. 그렇게 산타는 우리지가족에게서 멀어졌고, 다시 올 것 같지도 않았는데, 어제 다시 나타났다. 대략 15년 여 만이다. 크리스마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산타가 식탁 위에 선물을 두고 갔다. 스물다섯 딸이 산타가 되어 준 것이다.
‘산타클로스(Santa Claus)’는 성탄절 전날 밤 어린이의 양말에 선물을 넣고 간다는 노인을 말한다. 4세기경 미라(Myra)의 주교였던 성인 니콜라스(Saint Nicholas)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문법상 명사이니 동의어가 있을 리 없다. 만약 동의어를 새로 만든다면 난 기쁨과 설렘을 추천하고 싶다.
생각해보니 산타는 우리 곁을 떠난 적이 없었다. 떠났다고 믿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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