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시2 엄마한테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그랬어,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고, 엄마한테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던 거야.” 그 시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이 말이 새어 나왔고, 기억이란 놈은 과거로 달음박질을 쳤다. 심순덕 님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라는 시다. 상고머리 중학생 시절 어느 날이었다. 졸린 눈을 비비고 시계를 보니 작은 바늘이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차! 눈물이 핑 돌았다. 중간고사 첫날이었다. 시험공부를 하다가 졸음에 겨워 어머니에게 새벽에 깨워달라 부탁하고는 꿀잠을 잔 터였다. 버스가 마을에 도착하는 시간은 7시 15분. 나는 15분 안에 교복을 입고 책가방을 챙겨 버스 에 올라야 했다. “한 숟가락이라도 먹고 가야지.” 세수도 하지 않은 채 뛰어나가려는 나를 어머니의 하이톤(high tone.. 2022. 8. 14. 우울한 샹송과 편지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이렇게 시작되는 시가 있다. 시인 이수익이 지난 1969년에 발표한 ‘우울한 샹송’. 우체국을 배경으로 옛사랑에 대한 잔잔한 비애를 노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을 거닐다 벤치를 보면 갑자기 앉고 싶듯, 난 이 시를 읽을 때마다 편지를 쓰고 싶은, 그리고 누군가에게 받고 싶은 마음이 고개를 든다. 어머니는 편지 쓰기를 무척이나 즐겼다. 전기도 없던 시절, 희미한 등잔불 아래서 서울에 있는 큰딸에게 편지를 썼고, 그다음엔 작은딸, 그다음엔…. 내용은 비슷했다. "객지 생활이 얼마나 고달프니! 어려워도 참고 견뎌야 한다. 귀찮더라도 밥은 꼭 챙겨 먹어라" 등. 편지를 쓰며 품을 떠난 자식에 대한 그리움을 삭힌 것이다.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에 가면서 .. 2022. 5. 13.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