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여행23 교수, 참수...천주교의 아픔 간직한 해미읍성 '하필 이런 때 올게 뭐람' 후회막급, 핸들을 돌려 다른 곳으로 갈까 하다가 일단 차에서 내렸다. 아내와 아이들 얼굴에도 실망스런 기색이 또렷했다. "이게 뭐야 아빠, 여기 완전 공사장이잖아." 열일곱 딸아이가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열 살 아들 녀석이 무척 흥미로워 한다는 것인데, 끝까지 듣고 보니 녀석 말에도 역시 가시가 있었다. "와 아빠 저거 다 뭐야? 이상하게 생긴 차 엄청 많아, 포크레인 같기도 하고, 불도저 같기도 한데…근데 아빠 저거 보여주려고 여기 데려온 거야?" 아내는 차분한 말투로 "아예 입구까지 막아 놓았네, 오늘 여기 문 닫은 거 아냐?"라고 의논하듯 물었는데, 내 귀에는 이 말도 빈정거림으로 들렸다. 강원도에 있는 OO해수욕장을 가자는 가족들 의견을.. 2024. 3. 21.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아픈 역사 일제 강점기 전북 군산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궁금한 분들에게 '군산근대역사박물관(군산시 해망로)'에 가 볼 것을 권한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역사는 미래가 된다'는 것을 모토로 지난 2011년에 지어졌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1층엔 해양물류 역사를, 2층엔 옥구 농민 항일 항쟁사를 관련 자료와 함께 정리해 놓았다. 3층엔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군산 거리를 재현해 놓았다. 일제 강점기 군산은 일본으로 쌀을 실어 나르던 통로였다. 기름진 호남평야와 바다가 인접해 있어 일본인들이 쌀을 비롯한 곡물 수탈기지로 이용했다. 해서, 그 당시 군산에는 일본인이 많이 살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살 일본식 집을 지었고 쌀을 빼돌리기 위해 필요한 도로와 철도역을 건설했다. 시간이 멈춰버린 .. 2024. 3. 16. 서동요 주인공 선화공주, 정말 무왕의 아내였을까? 고대 국가 왕궁이라면 분명 임금이 신하들과 국가 대소사를 논하는 중요한 장소였을 터. 그렇다면 익산에 있는 왕궁리 유적지(전라북도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 631-30)가 정말 서동요의 주인공 무왕 시대 백제의 도읍이었다는 말인가? 이런 궁금증을 안고 왕궁리 유적지에 지난 8일 발을 들였다. 그러나 그곳이 1400여 년 전 백제의 왕궁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유물은 눈에 띄지 않았다. 겨울옷으로 갈아입은 잔디와 절에서나 볼 수 있는 석탑 하나만 눈에 들어왔다. 몇 걸음 옮기자 유적지에서 출토된 기왓장이 보였다. 수로와 화장실 터도 나타났지만, 그래도 이것만으로는 백제의 왕궁, 더군다나 도읍이었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왕궁이 아니더라도 사람이 모여 살던 곳이면 으레 있는 게 기와나 수로, 화장실 아니던.. 2024. 3. 1. 기다림의 미학, 조선의 역사가 멈춘 곳 ‘낙선재’ 짧은 사랑 긴 그리움 네모 (2012년 작) 며칠째 나는 온 종일 그 황홀감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움 이란 게 이런 감정이었던가! 계속 가보고 싶은 마음에 그날처럼 그곳에 서 있는 것만 같다. 얼마 전 작은 아이(둘째)와 함께 낙선재(서울 종로구 와룡동 창덕궁 동쪽에 있는 건물)에 다녀온 다음부터이다. 다시 가고 싶어 참을 수 없었기에 만사 제치고 집을 나섰다. 지난번.. 2024. 2. 23. [통영] '문어라면'의 유혹, 살찌는 소리는 들리고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통영 시내로 나갔다. 우선 배를 채우는 게 좋을 것 같아 숙소 호스트가 ‘맛집’으로 추천한 식당을 찾았다. 작은 횟집이었다. 문을 열자 ‘어서 오세요’하는 반가운 음성이 아닌 “식사 하시려고예”라는 살짝 당황스러운 음성이 들렸다. 놀랍게도 사람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탁자 사이에서 연세 지긋한 한 여성이 몸을 일으켰다. 손님이 없는 새 잠시 누워 잠을 청한듯 했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 즈음. 저녁을 먹기에는 좀 이른 시간이었다. “아직 영업 전인가 보네요”하고 나가려 하자 그녀는 “아닙니더, 영업합니다”라고 말하며 부리나케 앞치마를 둘렀다. 우리가족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그 식당에 다른 손님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린 통영시내를 둘러 보기로 의견을 모.. 2024. 1. 12. 아름다운 장사도, 충무김밥의 배신? “으악 이게 뭐야, 그 유명한 충무김밥이 이런 거였어? 이건 충무김밥의 배신이야” 아들 녀석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생각해보니 30여 년 전 나도 아들 녀석과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계란이나 시금치 같은 반찬도 없이, 밥을 김에 그저 말아 놓은 모양을 보고는 퍼뜩 뒤통수를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이란 게 입에 어느정도 익숙해야 제맛을 느낄수 있는 법. 먹어보면 반응이 좀 달라질 것 같아서 “일단 먹어보고 평가하자”고 제안했지만, 중 2 아들 녀석 컵라면만 후르륵 거릴 뿐 충무김밥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반강제로 김밥 한 개를 입에 밀어 넣자 못 먹을 것을 먹은 듯한 표정으로 “이거 그냥 밥을 김에 말아 놓은 거잖아, 단무지도 없고 계란도 없어”라고 볼멘소리는 낸다. “무김치하고 오징어 .. 2024. 1. 5. 소박해서 더 화려한 작가 박경리 [독립쟁취를 위하여 일어섰던 조선민족의 절규가 허사로 끝나고 만 삼일운동은 많은 청년에게 좌절과 허무감을 안겨 주었다. 국제사회의 냉엄하고도 그 비정함에 얼마나 절치부심 하였는가. 민족자결이라는 근사한 간판을 내걸어 놓고도 조선민족의 필사적인 구조신호를 묵살했던 국제사회의 휴머니스트들.]-토지 중- [아무리 교육을 받고 높은 지위에 있다 하여도 비천함은 고쳐지지 않는 법이다. 그것은 인성이 나쁘다는 것이며 근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것이다.]-토지 중- 내 인생의 책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토지>다. 21권 분량 긴 글을 정말 열심히 읽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밑줄을 칠 수 없어 인상적이고 감명 깊은 부분은 베끼면서 읽었다. 토지>에서 보여 지는 작가 박경리의 안목은 여러 방면으로 .. 2023. 12. 30. 해적도 없는데, 해적선이라고 징검다리 황금연휴인데, 뭐하지? 중3 아들과 대학생 딸이 늘 하던 일을 반복하는 게 안쓰러워서라도 어딘가는 가야 했다. 이것도 가장의 의무니까. 늘 하던 일이란 컴퓨터 앞에서 게임도 하고 친구들과 채팅도 하고...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8개월 동안 한 일이다. 툭 터진 공간을 찾던 중 화성 전곡항을 발견했다.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적어 보였고, 수도권이라 길이 아무리 막히더라도 2시간이면 갈수 있을 것 같았다. 가족 단톡방에 ‘가자’라고 글을 올렸는데, 대답한 것은 아내뿐. 하던 대로 컴퓨터 앞에 앉아 있겠다는 게 두 녀석 ‘주장’이었다. 장장 10분씩이나 설들 작전에 나섰지만, 녀석들은 요지부동. ‘에이 우리끼리 가지’하고는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섰다. 목표는 맛.. 2022. 5. 6. 이전 1 2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