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전체 글80 딸과 함께 쓴 음악 편지 해바라기 '사랑으로' https://youtu.be/SF1sgRrjlbg?si=-4uYThTNCLyT2p-0 배설한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내 안에 있는 무엇인가를 뿜어내는 느낌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노래를 부르면서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시원하게 소리를 지르는 노래를 할 때 더 잘 느껴집니다. 해바라기가 지어서 불러 유명한 '사랑으로'가 바로 그런 노래입니다. 노랫말에 평화로움까지 배어 있어 상큼함까지 느껴집니다. 2024. 11. 23. 선상 카페, 멀어지는 동해시...아름다운 블라디보스톡 노을 배는 바다를 가르며 빠르게 북쪽으로 내달았다. 여기가 도대체 어디쯤일까. 식당에서 일하는 필리핀 선원 제임스 님로도(james nimrod)에게 물으니 “내 생각에는 북한 바다 어디쯤일 것 같다(I think it's somewhere in North Korea.)”라고 대답한다. 선원 중 3분의 1정도가 외국인 노동자였다. 그의 대답은 내 생각과 일치했다. 동해항에서 출발한지 4시간여가 지났으니, 북한 바다 어디쯤인가를 지나고 있을 것 같았다. 블라디보스톡으로 향하는 배 ‘DBS크루즈 훼리’를 탄 것은 지난 4월 21일(2019년) 오후 2시. 길이가 100m나 되는 큰 배라 그런지 출발을 했는데도 선실에서는 전혀 움직임을 느낄 수 없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건물이 시야에서 멀어지는 것을 보고서야 배가.. 2024. 7. 5. 승마예찬에 혹 했는데, 말에게 무시당할 줄이야 "처음엔 무서워요, 혹시 떨어져 다치기라도 할까 봐. 나중엔 홀딱 빠져서 헤어날 수가 없게 되지요. 정말 매력 있는 스포츠예요. 말들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얼굴 익히고 나면 얘들(말)이 장난도 걸어요." 우리를 제주도로 이끈 정열씨의 '승마예찬'이다. 이 얘기를 듣고 승마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제주도까지 날아간 마당에 승마를 하지 않는다면 그건 여행자의 도리가 아니라 판단했다. 여행 마지막 날 오전 10시께,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S승마장에 도착했다. 이게 진짜 제주도 겨울 날씨인가! 햇살이 강해 눈이 부셨다. 얼었던 땅이 사르르 녹을 정도로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다. 승마하기에 딱 좋은 날씨라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다. 같은 장소인데도 어제와는 사뭇 다른 날씨였다. 전날 오전 11시께에도 우린 이곳에.. 2024. 6. 14. 세계도자비엔날레 열린, 이천 세라피아에 가다 지명이 가물가물해서 '이천 도자기 페스티벌'이라고 대충 입력했는데도, 친절한 내비게이션 아가씨는 길을 정확하게 가르쳐 주었다.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 이천 설봉공원에 있는 '이천 세라피아'였다. '이천 세라피아'는 '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세 곳 중 한 곳이다. 나머지 두 곳은 광주 곤지암 '도자공원'과 여주 '도자세상'이다. 11월이 시작되는 첫 날(2013년), 이천 세라피아에 다녀왔다. 도자기에 조예가 있어서 간 것도 아니고,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간 것도 아니다. 가을이 부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나도 모르는 새 그 곳에 도착해 있었다. 비엔날레(biennale)는 이태리에서 온 말이다. 우리말로 하면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전' 이란 뜻이.. 2024. 4. 19. 눈꽃 품은 덕유산과 낙화놀이, 무주 愛 덕유산을 품고 있는 전라북도 무주(茂朱). 무주라는 지명보다는 '덕유산 스키장'을 품은 곳으로 더 잘 알려진 땅이다. 면적은 631.76㎢로, 서울(605.2㎢)보다 더 넓다. 하지만 인구는 2023년 11월 기준 2만 3300여 명 정도로, 서울의 1개 동(洞) 수준이다. 예전부터 무주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산간 지역이고 산세도 제법 험해 인구 밀도가 낮다. 지리산과 연결된 덕유산이 있어 빨치산 이야기를 다룬 영화나 소설에 자주 등장한다. 그래도 지난 1966년에는 7만 6000여 명 정도가 모여 살았지만, 산업화에 따른 인구 도심 집중화 시기를 겪으면서 지난 2000년부터 인구 2만 명의 '지방 소멸 시대'로 접어들었다. 예상했던 대로 무주는 한없이 고즈넉했다. 차창 밖에 펼쳐진 풍경은 끝없는 산과.. 2024. 3. 29. 교수, 참수...천주교의 아픔 간직한 해미읍성 '하필 이런 때 올게 뭐람' 후회막급, 핸들을 돌려 다른 곳으로 갈까 하다가 일단 차에서 내렸다. 아내와 아이들 얼굴에도 실망스런 기색이 또렷했다. "이게 뭐야 아빠, 여기 완전 공사장이잖아." 열일곱 딸아이가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열 살 아들 녀석이 무척 흥미로워 한다는 것인데, 끝까지 듣고 보니 녀석 말에도 역시 가시가 있었다. "와 아빠 저거 다 뭐야? 이상하게 생긴 차 엄청 많아, 포크레인 같기도 하고, 불도저 같기도 한데…근데 아빠 저거 보여주려고 여기 데려온 거야?" 아내는 차분한 말투로 "아예 입구까지 막아 놓았네, 오늘 여기 문 닫은 거 아냐?"라고 의논하듯 물었는데, 내 귀에는 이 말도 빈정거림으로 들렸다. 강원도에 있는 OO해수욕장을 가자는 가족들 의견을.. 2024. 3. 21.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아픈 역사 일제 강점기 전북 군산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궁금한 분들에게 '군산근대역사박물관(군산시 해망로)'에 가 볼 것을 권한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역사는 미래가 된다'는 것을 모토로 지난 2011년에 지어졌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1층엔 해양물류 역사를, 2층엔 옥구 농민 항일 항쟁사를 관련 자료와 함께 정리해 놓았다. 3층엔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군산 거리를 재현해 놓았다. 일제 강점기 군산은 일본으로 쌀을 실어 나르던 통로였다. 기름진 호남평야와 바다가 인접해 있어 일본인들이 쌀을 비롯한 곡물 수탈기지로 이용했다. 해서, 그 당시 군산에는 일본인이 많이 살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살 일본식 집을 지었고 쌀을 빼돌리기 위해 필요한 도로와 철도역을 건설했다. 시간이 멈춰버린 .. 2024. 3. 16. 서동요 주인공 선화공주, 정말 무왕의 아내였을까? 고대 국가 왕궁이라면 분명 임금이 신하들과 국가 대소사를 논하는 중요한 장소였을 터. 그렇다면 익산에 있는 왕궁리 유적지(전라북도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 631-30)가 정말 서동요의 주인공 무왕 시대 백제의 도읍이었다는 말인가? 이런 궁금증을 안고 왕궁리 유적지에 지난 8일 발을 들였다. 그러나 그곳이 1400여 년 전 백제의 왕궁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유물은 눈에 띄지 않았다. 겨울옷으로 갈아입은 잔디와 절에서나 볼 수 있는 석탑 하나만 눈에 들어왔다. 몇 걸음 옮기자 유적지에서 출토된 기왓장이 보였다. 수로와 화장실 터도 나타났지만, 그래도 이것만으로는 백제의 왕궁, 더군다나 도읍이었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왕궁이 아니더라도 사람이 모여 살던 곳이면 으레 있는 게 기와나 수로, 화장실 아니던.. 2024. 3. 1. 기다림의 미학, 조선의 역사가 멈춘 곳 ‘낙선재’ 짧은 사랑 긴 그리움 네모 (2012년 작) 며칠째 나는 온 종일 그 황홀감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움 이란 게 이런 감정이었던가! 계속 가보고 싶은 마음에 그날처럼 그곳에 서 있는 것만 같다. 얼마 전 작은 아이(둘째)와 함께 낙선재(서울 종로구 와룡동 창덕궁 동쪽에 있는 건물)에 다녀온 다음부터이다. 다시 가고 싶어 참을 수 없었기에 만사 제치고 집을 나섰다. 지난번.. 2024. 2. 23. [통영] '문어라면'의 유혹, 살찌는 소리는 들리고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통영 시내로 나갔다. 우선 배를 채우는 게 좋을 것 같아 숙소 호스트가 ‘맛집’으로 추천한 식당을 찾았다. 작은 횟집이었다. 문을 열자 ‘어서 오세요’하는 반가운 음성이 아닌 “식사 하시려고예”라는 살짝 당황스러운 음성이 들렸다. 놀랍게도 사람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탁자 사이에서 연세 지긋한 한 여성이 몸을 일으켰다. 손님이 없는 새 잠시 누워 잠을 청한듯 했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 즈음. 저녁을 먹기에는 좀 이른 시간이었다. “아직 영업 전인가 보네요”하고 나가려 하자 그녀는 “아닙니더, 영업합니다”라고 말하며 부리나케 앞치마를 둘렀다. 우리가족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그 식당에 다른 손님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린 통영시내를 둘러 보기로 의견을 모.. 2024. 1. 12. 아름다운 장사도, 충무김밥의 배신? “으악 이게 뭐야, 그 유명한 충무김밥이 이런 거였어? 이건 충무김밥의 배신이야” 아들 녀석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생각해보니 30여 년 전 나도 아들 녀석과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계란이나 시금치 같은 반찬도 없이, 밥을 김에 그저 말아 놓은 모양을 보고는 퍼뜩 뒤통수를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이란 게 입에 어느정도 익숙해야 제맛을 느낄수 있는 법. 먹어보면 반응이 좀 달라질 것 같아서 “일단 먹어보고 평가하자”고 제안했지만, 중 2 아들 녀석 컵라면만 후르륵 거릴 뿐 충무김밥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반강제로 김밥 한 개를 입에 밀어 넣자 못 먹을 것을 먹은 듯한 표정으로 “이거 그냥 밥을 김에 말아 놓은 거잖아, 단무지도 없고 계란도 없어”라고 볼멘소리는 낸다. “무김치하고 오징어 .. 2024. 1. 5. 소박해서 더 화려한 작가 박경리 [독립쟁취를 위하여 일어섰던 조선민족의 절규가 허사로 끝나고 만 삼일운동은 많은 청년에게 좌절과 허무감을 안겨 주었다. 국제사회의 냉엄하고도 그 비정함에 얼마나 절치부심 하였는가. 민족자결이라는 근사한 간판을 내걸어 놓고도 조선민족의 필사적인 구조신호를 묵살했던 국제사회의 휴머니스트들.]-토지 중- [아무리 교육을 받고 높은 지위에 있다 하여도 비천함은 고쳐지지 않는 법이다. 그것은 인성이 나쁘다는 것이며 근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것이다.]-토지 중- 내 인생의 책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토지>다. 21권 분량 긴 글을 정말 열심히 읽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밑줄을 칠 수 없어 인상적이고 감명 깊은 부분은 베끼면서 읽었다. 토지>에서 보여 지는 작가 박경리의 안목은 여러 방면으로 .. 2023. 12. 30. [서평] 삶의 전환점에서 만난 축복 '히말라야' 교사 신한범이 쓴 일생에 한 번은 히말라야를 걸어라> 2월 어느 날, 3년만인지 4년만인지! 참으로 오래간만에 온 연락이었다. '책을 한 권 냈다'는, '34년 교사 생활을 마치고 조만간에 명퇴한다'는 문자 메시지였다. '축하합니다!'라고 답장했더니, 그는 며칠 뒤 자기가 쓴 책을 보내 왔다. 함께 술을 마시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그의 '히말라야' 여행기였다. 그제서야 그가 히말라야 홀릭(colic, 중독자)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는 방학만 되면 자석에 끌리듯 히말라야로 달려간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언젠가 꼭 히말라야 이야기로 책을 엮고 싶다고도 했다. 일생에 한 번은 히말라야를 걸어라>(신한범 저/호밀밭 출판사 펴냄)라는 제목부터 낯설지 않아 좋았다. 그가 수도 없이 되뇐 말이다. 이 말을 .. 2023. 12. 8. [서평]세월호 참사, 단원고 선생님과 아이들 이야기 , 그리고 영원한> 세월호 참사, 잠시라도 비아냥댔다면 보세요 짧은, 그리고 영원한>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들의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책이다. 혹시나 하고 끈질기게 읽어 봤지만, 글이 거의 다 끝날 때까지 특별한 이야기를 찾을 수 없었다. 이 부분까지만 놓고 보면 ‘아빠미소’가 얼굴 가득했을 그런 이야기일 수도 있다. 솔직히, 이야기의 결말을 잊고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러면 안 되지!' 하고 정신을 가다듬어야 미소가 사라졌다. 애써 정신을 가다듬은 이유는 이 책의 결말이 416 참사이기 때문이다. 살아서는 평범했지만, 죽어서는 결코 평범할 수도 평범해서도 안 될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이 책을 관통하고 있다. 이 책은 세월호 참사.. 2023. 12. 2. [서평] 게임·도박·마약...'중독된 아이들' "피로 풀리고 기분 좋아져", 마약 중독된 16살 소녀 어쩌지 "아침마다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다. 비몽사몽 상태로 학교에 간다. 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 헤드셋을 끼고 있어 밥 먹으라는 어머니 말을 들을 수 없다." - p.18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 이야기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섬뜩해 잠시 움찔했다. 스무 살이 넘어 성인이 된 딸과 열아홉 아들이 같은 증상을 겪은 터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 녀석들은 그 무섭다는 중독에 빠졌던, 아니 지금도 빠져있는 것일까? 지난 10월에 출간했으니 아직은 따끈따끈한 책 중독된 아이들> 진단에 따르면 내 아이들이 게임 중독에 빠진 상태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중독 증상을 몇 가지 가지고 있다. 이 사실을 인정하기 싫지만, 이 책을 만.. 2023. 11. 25. 이전 1 2 3 4 5 6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