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숙제1 채식주의자 사내가 다가서자 양들은 무리 속으로 파고 들으려 안간힘을 썼다. 그래봐야 1톤 화물차 적재함이니, 양들이 숨을 곳은 애초부터 없었다. 사내의 억센 손에 붙잡힌 양 한마리. 체념한 듯 ‘음~메에’ 하고는 발버둥치기를 그만두고 눈만 끔벅거렸다. 사내의 가족으로 보이는 서른대여섯 정도 됨직한 여자가 양의 얼굴을 감싸고는 주문을 걸듯 무어라 속삭였다. 아마도 ‘미안해, 좋은 곳으로 가, 겁먹지 말고, 누구나 한번은 죽는 거잖아’ 이런 말이 아니었을까. 여자의 소박한 이별 의식이 끝나자 사내는 양을 풀밭에 눕혔다. 양의 눈길은 유난히 짙푸른 몽골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물기는 없었지만 분명 죽음을 알고 있는 눈이었다. ‘내가 어째서 저 모습을 보자고 한 것일까’ 때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 2022. 5. 22. 이전 1 다음 반응형